난 볼 마우스다..
지금은 광 마우스에 밀려..
아무도 쓰지 않는..
그.. 볼 마우스다..
하지만 난..
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삶을 산.. 볼 마우스다..
내가 세상에 나간 첫 날..
한 노년 부부가 날 포장해갔다..
깜깜한 어둠.. 몇일이 보냈다..
포장지가 뜯기고 내가 처음 본 것은..
세상에서 가장 이쁜 아가씨가 기뻐하는 모습이였다..
내 삶에서 잊을수 엄는 날이었다..
그녀는 정말 이쁘다..
그녀의 손길이 느껴질때면 난 전율을 느낀다..
그녀는 언제나 날 부드럽게 다루었고..
일주일에 한번씩 볼도 닦아주고 청소도 해주었다..
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이쁜 패드를 나에게 선물했다..
볼에서 느껴지는 그 감촉..
...
..
.
그녀가 결혼을 했다..
난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볼 마우스다..
시도때도 엄씨 그놈은 날 혹사시킨다..
무슨 오락을 하는지..
엄청난 속도로 이리 저리 움직이고..
하루에 만번도 넘게 눌러댄다..
난 담배연기에 숨이 막혀버릴 지경이고..
간혹 떨어지는 재에 내 몸은 엉망이 되었다..
그래도 아침이 되면 그녀가 어여쁜 손길로 이리저리 닦아주었다..
...
..
.
시간이 흘러 볼에 감각이 점점 무뎌져만 갔다..
오락밖에 안하는 놈이 나에게 짜증을 낸다..
그래도 그녀를 생각하면..
움직일 수 있는 것만 해도 차암 다행이다..
...
..
.
그놈이 광 마우스를 사왔다..
이런.. 참.. 아직은..나름.. 쓸만은 한데..
광 마우스 놈이 나를 비웃는다..
비웃어라..
난 볼 마우스다..
...
..
.
난 서랍속에 쳐박혔다..
깜깜한 어둠..
정말 싫다..
...
..
.
그녀가 날 서랍속에서 꺼냈다..
눈물이 났다..
그녀가 날 이지저리 닦아주었다..
그리곤..
내 볼을 빼내고 자석을 달아주었다..
...
..
.
난 지금 그녀의 냉장고에 붙어 있다..
그녀가 모닝커피를 마실때마다 그녀의 향기를 맡고..
그녀가 메모지를 바꿀때마다 그녀의 손길이 느낀다..
난..
지금은 아무도 쓰지 않는..
볼 마우스다..
하지만.. 난..
세상에서 가장 행복한..
볼 마우스다..
삶이 지루한..
ELCAMAN 올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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