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삶이 지루한 ELCAMAN

유리에 그린 그림..

by ELCAMAN 2011. 12. 16.
유리에 그림을 그린다..

열심히.. 이쁘게.. 마음이 움직이는대로.. 그대로..

다 그리고 나서.. 들어본다..

사물이 비친다..

그림을 보고 싶은데..

사물이 보인다..

사물도 잘 안보이고..

그림도 잘 안보이고..


깨끗한 도화지에 그리려니..

없다..

안타깝다..


순백색의 도화지가 있다.. 치자..

누군가 그 도화지에 커다란 점 3개를 찍었다..


아무 생각없이 점 3개를 연결하는 사람..

어떻게든 점 3개를 이용해 그림을 그리는 사람..

점 3개와 아무런 상관없이 자기 그림을 그리는 사람..

등이 있다..


아무 생각없이 점 3개 연결하는 사람..

이 사람 점 2개 더 찍어주면..

점 2개 더 연결한다..

붓을 놓는다..

끝..


점 3개 이용해서 그림 그리는 사람중에..

언놈이 자기 도화지에 점 3개를 찍었냐고 씨바씨바 거리면서도 그 점 이용해서 어떻게든 그리는 사람..

이 사람 점 2개 더 찍어주면..

씨바씨바 거리면서 그 점 이용해서 또 그림 그린다..

근데.. 이 사람..

다 그리고 나면 진정 자기가 그리고 싶었던건 이런게 아니었다고 말한다..


점 3개 이용해서 그림 그리는 사람중에..

어떻게든 이 점 3개를 이용해서 최대한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보겠다고 노력하는 사람..

이 사람 점 2개 더 찍어주면..

다시 그 점 가지고 어떻게든 조화롭고 안 어색한 그림을 그릴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고민한다..

근데.. 이 사람..

처음부터 점이 안 찍혔다면 자기가 그렸을 그림에 대해서는..

단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다..


점 3개와 아무런 상관없이 그림을 그리는 사람중에..

언놈이 자기 도화지에 점 3개를 찍었냐고 씨바씨바 거리면서도 자기 그림을 그리는 사람..

이 사람 점 2개 더 찍든 10개 더 찍든 아무 생관없이 씨바씨바 거리며 자기 그림 그린다..

근데.. 이 사람..

다 그리고 나서 자기 그림을 보면..

자기가 그린 그림은 안 보이고 넘이 찍은 점만 눈에 밟힌다..

안타깝다..


점 3개와 아무런 상관없이 그림을 그리는 사람중에..

넘이 찍은 점 따위 아무 상관없이 자기 그림만 열심히 그리는 사람..

이 사람 점 2개 더 찍든 10개 더 찍든 아무 생관없이..

자기 그림을 즐겁게 그린다..

이 사람..

다 그리고 나서 자기 그림을 보면..

넘이 찍은 점 따윈 안 보이고 자기 그림만 보인다..


이 사람만이..

유리에 그림을 그려도..

자기 그림만 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..


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는 그 순간 순백색 도화지를 받는다..

그리고 누구나 자신이 그리기 전에 타인이 먼저 그린다..

지우고.. 그리고.. 지우고.. 그리고..

다 그리고 나서 그림을 들어보면..

도화지가 아니라 유리다..

반드시 사물이 비친다..


단지..

뒤에 비친 배경을 볼지..

넘이 그린 그림을 볼지..

자기가 그린 그림을 볼지..

배경과 그림을 같이 볼지..

그 선택권이 주어질 뿐이다..


삶이 지루한..

ELCAMAN 올림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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